[미국교환학생]
텍사스 교환학생의 생생한 유학이야기
- (1) 첫만남 & 학교생활 -
2014년도 미국무부교환학생 고주현
미국대학컨설턴트 안주영
미국에서 돌아온 지금, 수기를 쓰면서도 아직도 약 10개월 동안 미국에서 지냈던 시간들이 꿈같이 느껴지고 그리운 마음이 굉장히 크다. 내가 미국학교에서 호스트 부모님과 큰 마찰 없이 외국 친구들과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면서 성장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싶기도 하다. 이제 나는 가장 행복했던, 가장 나에게 의미가 컸던, 후회 없었던 한 해를 소개한다.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미국 텍사스의 조그만 공항에 도착했다. 계단을 내려가니 ‘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와 태극기, 미국국기의 사진들이 붙여진 종이를 들고 계신 호스트 부모님이 환한 웃음으로 반겨 주셨다. 잘 알지 못하는 한국어를 쓰느라 번역기를 찾아보셨을 두 분의 모습을 상상하니까 ‘미국’이란 글자가 빠진 서툰 환영인사에도 정말 기뻤다. 공항 밖을 나갔을 땐 굉장히 덥지만 건조한 텍사스의 날씨가 나를 반겨주었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신기했다.호스트 부모님은 내가 여덟 번째 교환학생이다 보니 첫 만남에 따른 어색함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시는 것 같았지만 처음 한 달 동안 나는 어색함에 어쩔 줄 몰랐었다. 또 한 달 동안은 문법의 완벽함에 집착했었기 때문에 생각하고 말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그런 나는 호스트 부모님께 그 동안 돌보았던 학생들 중에 가장 조용한 학생이 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를 가고 난 후부터 이야깃거리가 늘고 대화는 문법이 꼭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호스트 부모님께서는 점점 나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되셨다.
내가 교환학생으로 간 곳은 A&M Consolidated High School 이다. 처음 학교를 갔을 땐, 미국 드라마에서만 보던 낮고 긴 건물, 복도마다 줄지어 있는 긴 사물함들, 자유롭게 원하는 옷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 등을 보면서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어안이 벙벙했다. 학교의 교육과정을 미리 확인 하지 못했던 탓에 호스트 엄마의 도움을 받아 카운슬러와 시간표를 정했는데, 아무것도 몰라 더 좋은 수업들을 듣지 못했고 2학기 때 시간표를 바꾸느라 힘들었기 때문에 미국에 있으면서 가장 아쉽고 후회됐던 것이 이 부분이었다. 시간표를 정한 후 2교시인 합창단 교실에 처음 들어갔을 땐,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외국인들뿐인 교실이 너무 무서웠었다. 하지만 부반장이 내가 교환학생이라고 소개해준 뒤 합창단 선생님께서 영어로 노래를 부르다 보면 영어 실력이 늘 수 있다며 잘 왔다고 해주셨고 친구들은 그런 나를 환영해주었기 때문에 무서움은 따뜻함으로 바뀌었다. 다른 수업들에서도 마찬가지로 교환학생인 것을 양해를 구하고 이해를 부탁하면서 오히려 내게 응원을 해주시는 선생님들과 친구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학교를 다니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스쿨버스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몰라서 집까지 길도 잘 모르는 한 시간 거리를 텍사스 여름 날씨에 걷다 보니 울음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것이었고, 5분이라는 쉬는 시간 동안 그 넓은 복도를 헤매면서 지도를 손에 쥐고 교실을 찾아 다니는 것 또한 고난이었다. 또 영어가 서툴고 수업방식도 익숙하지 않아서 선생님께서 얘기 하시는 것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눈치로 친구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는 일도 많았다. 이렇게 힘들게 며칠을 보내면서 크게 깨달은 문화 차이는 미국인들은 내가 도움을 청하기 전까진 도움이 필요한지 아닌지 먼저 물어보거나 도와주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힘들어 보이면 먼저 다가오는 것이 도움의 손길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가만히 있었던 것이 문제였던 것이었다. 이렇게 깨달음을 얻고 난 후, 나는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하지 않고 먼저 다가갔다. 교실의 위치를 물어보면서 더욱 빨리 교실을 찾아갈 수 있었고, 수업 내용이 어려울 땐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또한 스쿨버스를 어떻게 타는지 알게 되어 집에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모르면 창피해하지 않고 물어보는 것이 미국에 있으면서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미국에 있으면서 가장 즐겼던 수업은 합창단 수업이었다. 오디션은 내가 미국에 가기 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기초 합창단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지만, 친구들을 사귀기거나 어떤 그룹에 속해있다는 소속감을 느끼기에 좋았던 수업이었다. 합창단은 풋볼 홈경기가 있을 때 항상 풋볼 경기장에서 미국 국가를 불렀는데 같은 티셔츠를 입고 같은 노래를 부르면서 다른 합창단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Lock-in*에 참여해 밤10시부터 새벽6시까지 학교에서 합창단원들과 여러 가지 게임들을 하고 노래들도 부르면서 친구들과 더 친해지는 것과 동시에 미국의 게임문화와 유명한 팝송들을 더 배울 수 있었다. 또,가을 콘서트, 크리스마스 콘서트, 봄 콘서트를 준비 하면서 많은 영어노래를 익히고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었고, UIL(University Interscholastic League) Contest를 해서 상패를 받았을 때는 같이 이뤄낸 성과에 큰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호스트 부모님과 친구들이 콘서트를 보러 왔을 땐 더 기뻤고 당당해 질 수도 있었다. 또, 합창단이 학교에서 뮤지컬을 공연했을 때, 3일 동안 표를 팔고 돈을 세는 봉사를 했는데 영어로 티켓을 팔면서 많이 떨렸지만 그 때 잊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칭찬을 받았기에 굉장히 뿌듯했었다. 이처럼 합창단 수업을 들으면서 여러 활동도 많이 하고 발음연습도 하면서 발전하고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수업을 들은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Lock-in: 학교에서 교사 통제하에 학생들이 밤새 액티비티를 하며 놀 수 있는 프로그램
학교에서 방과 후 활동으로는 Leo Club을 했는데 돈이 없어서 밥을 못 먹는 친구들을 위해 밥을 주는 Food Pantry 봉사활동을 하고 그 음식들을 정리하는 일들을 했다. 또, 2학기 때부터 매주 월요일 밤에 Young Life라는 기독교활동에도 참여했는데 정말 재밌고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친구의 권유로 조금 늦게 참여하기 시작해서 네 번 참여했었는데, 첫 번째로 갔던 날의 테마는 Neon이었다. 처음엔 아는 친구들이 적어서 어색했는데 우리 그룹의 대학생 리더와 친해지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두 번째의 테마는 Swag였는데 그 날 리더언니의 추천으로 내가 우리 조 대표로 영어 단어 라임을 이어가는 게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cat', 'hat', 'sweat'... 친구들의 단어공격은 이어졌고 나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단어를 아는 미국인들과 영어단어를 가지고 많은 사람 앞에서 게임을 하려니까 무시당할까 너무 떨렸었는데 그래도 많은 친구들이 응원해준 덕분인지 미국인들 사이에서 3등까지 할 수 있었다. 항상 교환학생이란 꼬리표가 있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낮았었는데 그 날 게임을 하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세 번째는 교회가 아닌 학교 근처 공원에서 했는데 테마는 Paint War이었고 그 날 많은 사람들과 페인트를 뿌리고 가루주머니를 던지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마지막 Young Life의 테마는 Tacky Prom이었는데 모르는 사람들과 춤추면서 얘기도 하고 이제는 영어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매주 정해진 테마로 게임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하는 것도 재밌지만, 마지막으로 대학교 리더들이 돌아가면서 성경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시간 또한 가치 있었다. Young Life라는 공식적인 행사는 끝이 났어도 우리 조 리더와 친구들과는 계속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는데 리더의 생일 때는 요거트가게에 모여서 선물도 주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내가 떠나기 전 주에는 마지막인 나를 위해 리더의 집에서 팬케익을 해먹기도 했다. 무교인 내게 Young Life란 활동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참여하기를 조금 망설였었는데 참여하고 난 뒤에 후회는 하나도 없었고 소중한 인연과 교훈들을 얻어서 오히려 가치 있었던 활동 중에 하나로 손꼽을 수 있는 것 같다.
<Young Life 모임의 리더 Ashley랑>
[출처] [미국교환학생 참가수기] 텍사스 교환학생의 생생한 유학이야기: (1) 첫만남 & 학교생활|작성자 밝은미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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