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교환학생]
텍사스 교환학생의 생생한 유학이야기
- (3) 호스트가족 & 친구 -
2014년도 미국무부교환학생 고주현
미국대학컨설턴트 안주영
교환학생 10개월 동안 나는 호스트 부모님과 많은 추억을 만들었는데 그분들과 처음으로 해 본 일들이 정말 많았다. 처음으로 두 번의 자동차 레이스를 갔는데 굉장히 큰 행사라는 것을 알았고, 르네상스 페스티벌에 해적 코스튬을 하고 가서 한국의 민속촌같이 크고 넓은 공간에서 많은 것을 보고 즐길 수 있었고 처음으로 분장도 해보았다. 또, 밤에 두 분과 집 마당에서 불을 피우고 스모어(S'more*)를 만들어 먹으면서 노래도 불렀는데 그 날은 내가 처음으로 스모어를 먹어 본 날이었다. 하루는1박2일로 텍사스에서 유명한 관광지인 샌안토니오(San Antonio)에 놀러 갔는데, River Walk*를 걸으면서 호스트 아빠와 많은 얘기도 하고 기념품도 사고 역사시간에만 배웠던 알라모(Alamo*)에 직접 들어가기도 했다. 우리가 갔을 때가 크리스마스 전 주라서 곳곳에 크리스마스 노래가 흘러나오고 밤에는 나무마다 달려있는 전등이 밝게 빛나서 굉장히 아름다웠고 거리에는 예쁘게 장식된 마차가 다니기도 했는데 그 때 또다시 미국의 크리스마스가 얼마나 큰 행사인지 느낄 수 있었다. 집에서 40분만 가면 휴스턴이었는데, 하루는 호스트 부모님께서 나를 위해 휴스턴의 한인 타운에 있는 한국식 BBQ집에 같이 가서 점심을 먹고 한국마트에 데려다 주셨다. 그 날은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한국에 와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던 날이었고, 나를 배려해주시는 호스트 부모님의 마음을 또 한 번 알게 된 날이었다. 호스트 부모님께서는 TAMU*의 여자농구 경기를 굉장히 좋아하셔서 시즌 티켓이 있으셨는데 나는 농구경기를 직접 보는 것도 처음이었고 정기적으로 어떤 경기를 보러 다닌 것도 처음이었다. 하루는 하프타임 때, 옛날에 그 대학교의 선수였던 사람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체육 선생님 두 분이 계셔서 놀라기도 했었다. 이 밖에도 두 호스트부모님께서 내가 미국에 있는 동안 많은 체험을 하도록 도와주셨고 그 덕에 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미국에서 굉장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두 분을 만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s'more: 구운 마시멜로와 초콜릿을 크래커 사이에 끼워 먹는 캠프용 간식
*San Antonio River Walk: 샌안토니오 강 기슭을 따라 형성된 산책로. 강물의 범람이 잦아 문제였던 곳에 공원을 형성하여 호텔, 상점, 레스토랑들이 들어선 관광명소가 되었음.
*Alamo: 알라모 요새. 1836년 멕시코군에 포위된 미국인 187명이 전멸한 곳
*TAMU: Texas A&M University
친구들과도 추억이 많았는데 사실 학기 초에는 친구 사귀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A&M Consolidated High School에 간 후 처음 3일 동안은 점심시간에 카페테리아를 돌아다니거나 도서관에서 몰래 점심을 먹기도 하면서 울기도 했다. 하지만 합창단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고 다른 수업시간에도 친구들과 인사하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어느새 아침에 매일매일 친구들과 1교시가 시작되기 전까지 같이 모여서 놀게 되었고 점심시간에도 매일 똑같은 자리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점심을 같이 먹게 되었다. 집 근처에 공원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친구들이랑 해가 질 때까지 소풍을 하면서 여러 음식도 먹고 춤도 추고 사진도 찍고 그 후엔 영화관에 가서 영화도 봤었다. 또, 친구의 생일파티에 가서 미국식 게임도 하고 여러 추억을 쌓을 수 있었고 친구들과 대학교 캠퍼스에서 유명한 동물 탐험가인 Jack Hannah의 쇼도 보았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점점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고 친구들과 노는 것이 불편하지 않아졌다. 축구 시즌에는 밤에 이불을 챙겨가면서 친구들과 학교에 가서 축구 경기도 봤고 학교에서 주관하는 Zombie Run에 참여해 좀비 분장을 하면서 재밌는 경험도 했다. 그리고 프랑스어 시간에는 다른 친구들을 알려주고 프랑스어 프로젝트를 같이 준비하면서 친구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영어 프로젝트를 하면서 영어 수업 친구들한테 인정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는데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면서 영어가 편해졌고 영어문법이 틀리더라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또, 친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배려한 만큼 친구들도 나를 의지하고 믿음을 가졌던 것 같다.
봄방학 1주일 동안에도 정말 많은 추억을 쌓았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슬립오버*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도 하고 게임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호스트 아빠와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수요일에 호스트 아빠와 New Mexico주에 있는 도시로 출발해 11시간 넘게 운전을 하고 가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칼즈배드 캐번스(Carlsbad Caverns*)에 갔다. 칼즈배드 캐번스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 본 자연 동굴이었는데 규모도 굉장히 크고 볼거리도 많아 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동굴관람을 한 후에 과달루페산(Guadalupe Mountains)을 등산하기 시작했는데 8,200ft 높이의 산에서 발을 헛디디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트레일을 따라 4시간을 걸은 후에야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가 왔다가 바람이 불다가 더웠다가.. 변덕스러운 날씨에 처음으로 그렇게 높고 험한 산을 오르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가장 많이 생각났던 것은 우리 가족들이었다. 한편으론 일주일밖에 안 되는 봄방학 동안 왜 이렇게 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을까 후회도 했지만 나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다. 또, 호스트 아빠랑 처음으로 산 위에서 캠핑을 했다.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꽉 채운 아름다운 광경도 보면서 가장 힘들었던 도전이었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꼈었다. 하산을 하고 조그만 시골에 들려서 하루를 보내고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독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프레데릭스버그(Fredericksburg)라는 도시였다. 그곳은 한국의 가로수길처럼 상점들이 도로 옆에 나란히 늘어서 있어서 많은 미국의 문화적인 것들을 볼 수 있었고 또 처음으로 독일 식당에 가서 독일 음식을 먹어볼 수 있었다. 도시를 구경하다가 유명한 세계 2차 대전 박물관이 있어서 갔는데 미국사 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눈앞에 있고 실제로 전쟁 당시 사용했던 물건들, 발견한 물건들, 원자폭탄 등을 볼 수 있어서 굉장히 뜻 깊은 시간이었다. 한국에 대한 이야기들도 조금 있어서 관심 있게 봤었는데 동해바다가 ‘Sea of Japan(일본해)’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고 한편으론 씁쓸했었다. 이렇게 호스트 아빠와 단둘이 여행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만큼 소중한 시간을 보냈고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던 방학이었다.
*sleepover: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한 집에 모여 함께 자며 놀기, 밤샘 파티
*Carlsbad Caverns: 미국 뉴멕시코주 칼스배드 부근에 있는 일련의 대석회 동굴
이처럼 정말 한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할 많은 추억을 쌓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미국에서의 생활이 항상 편하고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호스트 엄마께서 채식주의자셔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또 몸의 왼쪽이 불편하시다보니 많은 도움을 드려야 해서 가끔은 힘들기도 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라이드를 부탁하는 거였는데 두 분의 보이지 않는 귀찮음을 알기 때문에 급하지 않은 이상 스쿨버스를 놓친 날에는 학교에서부터 집까지 걸어가거나 개인적인 일로 라이드를 부탁하는 일을 최소화했다. 친구들과 놀 때에도 운전을 할 줄 아는 친구들에게 라이드를 부탁하느라 놀면서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2014년 말부터 호스트 부모님이 12년 넘게 키우던 개가 아프다가 2015년 초에 죽었는데, 그 기간 동안 아픈 개 때문에 슬픈 두 분의 감정이 가끔씩 내게 화살이 되어 날아오는 것 또한 가족으로써 참고 이해하느라 힘들기도 했다. 항상 아침마다 스쿨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가끔은 뒷좌석에 앉는 흑인 학생들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말도 들었고 가끔씩 복도에서 동양인이란 이유로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비꼬는 것과 무시를 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또, 많은 친구들이 내가 한국인인 것을 알면서도 장난스럽게 중국인 흉내를 내면서 놀리는 등 여러 가지의 인종차별을 겪었다. 다른 어려웠던 점은 2학기 때 시간표를 바꾸는 것이었는데 일반수업을 Pre-AP수업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하다보니까 의사소통의 문제로 선생님들과 가끔씩 오해가 생겼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미국에서 영어를 비롯해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은 이유에서인지 한국에선 보지도 못했던 새치를 여러 번 뽑기도 했으니 가족을 떠나 혼자 생활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렇게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을 겪고 스스로 해결해 나아감으로써 독립심도 키울 수 있었고 더욱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호스트 부모님께서 자발적으로 나를 맡아주신 것이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마찰이 있어도 많이 참고 불편한 호스트 엄마를 누구보다 먼저 챙겨드리고 도와드리고 배려한 만큼, 호스트 부모님은 그런 나를 그 동안 맡아 오셨던 교환학생 중에서 가장 좋은 학생이라고 칭찬 해주셨고 그만큼 의지해주셨다. 생각해보면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힘든 일 뒤에는 항상 좋은 결과가 따랐고 이를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좋게 이어가는 방법도 또 한 번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나를 믿는 가족들에게도 걱정을 주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출처] [미국교환학생 참가수기] 텍사스 교환학생의 생생한 유학이야기: (3) 호스트가족 & 친구|작성자 밝은미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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