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교환학생]
텍사스 교환학생의 생생한 유학이야기
- (2) 풋볼, 파티, 기념일 -
2014년도 미국무부교환학생 고주현
미국대학컨설턴트 안주영
미국에 가기 전엔 풋볼 경기를 접해볼 기회가 전혀 없었고 단지 미국에서 굉장히 인기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보고 느낀 풋볼에 대한 열광은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컸다. 학교에서는 풋볼 홈경기가 있는 날 Pep Rally*라는 응원대회를 한다. 8교시까지 단축수업을 하고 남은 30분 동안 전교생이 학교 체육관에 모여서 주로 치어리더, Bengal belles* 학생들이 춤을 추고 밴드와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고,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이 나와서 게임을 하고 마지막에는 교가를 부르는 것이었다. 강당에 수많은 학생들이 모여서 풋볼경기를 위해서 갖가지 응원전을 하는 것이 너무 신나고 재미있었는데 풋볼 시즌 때만 한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호스트 부모님은 내가 지내던 도시에 있는 텍사스농공대학교(Texas A&M University/TAMU)를 응원하시기 때문에 주말마다 대학교 풋볼 경기를 보셨는데 계속 보다 보니까 경기 규칙을 다 외울 수 있었다. 동양인이 풋볼을 잘 알고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호스트 부모님은 그런 나의 모습을 좋게 봐주셨고 학교 친구들도 풋볼을 잘 아는 나를 좋아해주었다. 하루는 대학교 경기가 있는 전 날 친구랑 Yell Night라고 밤 12시에 풋볼 경기장에서 응원을 하는 행사에 갔는데 TAMU에만 있는 Yell Leader들과 함께 응원을 하니까 재밌었다. (신기하게도 TAMU에는 다른 대학교와 다르게 치어리더가 없는데 Yell Leader들이라는 건장한 남자들이 응원을 주도한다.) 항상 TV로 경기를 보다가 호스트 아빠께서 풋볼 티켓을 사주셔서 직접 보러 가게 되었는데, Kyle Field*로 가는 길에 밴드가 연주하면서 걸어가는 것도 보고 대학교의 군인들이 행렬하는 것도 보면서 미국의 풋볼은 규모가 다르구나 생각했다. 본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들어서니까 한국에서 가봤던 경기장보다 훨씬 컸고 사람들도 꽉 차있었고, 모든 사람들이 고동색(maroon*)의 옷들을 입고 있었는데 그런 곳에 와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풋볼 경기를 정말 즐길 수 있었던 날이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풋볼도 보러 간 적이 있었는데 같은 교실에 있던 친구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유니폼을 입고 격하게 경기를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니까 정말 멋졌고 미국 드라마 Glee*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아서 설렜었다.
*Pep Rally: 미국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스포츠 경기 전에 모든 학생들이 모여서 하는 응원전
*Bengal belles: ‘벵골미녀들’이란 뜻으로 선수들을 응원하는 댄스팀
*Kyle Field: TAMU대학 풋볼경기장
*maroon: 고동색, 적갈색. TAMU대학의 상징컬러
*Glee: 미국고등학교 합창클럽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드라마
미국에 있으면서 정말로 즐거웠던 경험 중 또 하나는 파티였다. 처음으로 간 파티는 홈커밍(homecoming*)이었는데 파티장에 도착해서 본 광경은 너무 놀라웠다. 음료수 마시는 곳, 앉을 수 있는 테이블들, DJ, 파티장 등 드라마에서만 보던 것이 내 눈 앞에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친구들과 포토존에 가서 사진도 찍고 다른 친구들처럼 구두를 벗어 던지고 춤도 추고,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닌데도 금방 어울리면서 많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파티가 무르익을 때쯤, 동성 커플들이 애정표현을 하는 모습을 보고 문화충격을 받았었는데, 한편으론 색안경을 끼지 않고 보는 미국의 문화가 더 멋지다고 생각했고 그런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 간 파티는 ‘세이디 홉킨스(Sadie Hopkins)’였는데 이 파티는 여자가 남자한테 프로포즈를 하고 커플 티셔츠를 준비하는 등 여자가 모든 것을 준비해야 되는 파티였다. 나는 파티에 같이 갈 학교대표축구팀에 있는 친구를 위해 축구와 관련된 티셔츠를 만들고 축구 모양의 쿠키를 만들어 주었다. 파티 당일 날엔 거의 모든 커플들이 같은 티셔츠를 입고 게임을 하거나 춤을 추었다. 다른 파티들과 다르게 좀 더 활동적이고 재밌는 분위기였는데 처음으로 왈츠 춤을 추면서 어색함을 숨길 수 없었지만 미국의 문화에 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간 파티는 프롬(prom*)이었다. 미국 고등학교에서 가장 큰 파티라고 할 수 있었고 역시 가장 기대했던 것만큼 최고의 파티였다. 파티를 하기 한 달 전부터 남자 학생들이 여자 학생들한테 프롬을 같이 갈 수 있는지 공개적으로 프로포즈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 한 달 동안 복도에 활기가 넘쳤었다. 프롬에 갈 준비를 하면서 한 번 입을 드레스를 위해서 많은 돈을 지불하기 싫었기 때문에 친구들과 학교에 가서 사람들이 기부한 공짜 드레스를 받았다. 프롬 당일 날은 친구들과 사진 찍을 곳에서 만나 텍사스 전통에 따라 꽃으로 장식된 된 팔찌를 받고 나는 내 데이트 상대에게 꽃으로 장식된 핀을 정장에 꽂아주었다. (프롬을 준비하면서, ‘파트너(partner)'란 단어를 자주 쓰는 나한테 친구가 ‘데이트(date)’가 더 맞는 말이라고 알려주었다. 파트너는 부적절한 관계를 표현할 때 주로 쓰이기 때문에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해주어서 그 이후로 이 단어를 조심하게 됐다.) 프롬은 우리학교에서 하지 않고 대학교 건물에서 했는데 지금까지 갔던 파티보다 더 큰 장소였고 더 많은 것이 준비 되어 있었다. 몇 초 동안 동영상을 찍고 그것을 컷마다 종이에 복사해서 연결해주는 장소가 있었는데 친구들이랑 익살스러운 표정을 하면서 여러 번 찍고 복사된 걸 가지고 오는 등 추억을 만드는데 굉장히 좋았었다. 프롬은 커플댄스가 정말 많아서 조금 힘들긴 했지만 뭔가 어른이 된 것 같았고 친구들이랑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던 파티였던 것 같다. 프롬이 밤12시에 끝나고 After Prom Party가 또 있었는데 암벽등반, 축구, 농구, 테니스, 탁구 등 친구들이랑 새벽 4시까지 선생님들 보호아래 신나게 놀고 음식도 맘껏 먹고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렇게 파티를 다니면서 느낀 것은 한국 학생들도 이렇게 즐기면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친구들과 잊지 못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슬프기도 했었다.
*homecoming: 고교, 대학 졸업생들이 연 1회 갖는 동창회
*prom: 고등학교에서 하는 무도회 형식의 파티
미국에서 파티 외에도 문화차이를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기념일이다. 미국에서 즐겼던 첫 번째 기념일은 ‘할로윈(Halloween)'이었는데 한국에는 없는 문화라 더 신기하고 재밌었다. 호스트 아빠와 호박 속을 파내고 jack-o'-lantern*을 만들었는데 처음으로 해보는 거라 몇 시간 동안 앉아서 만들기에 열중할 수 있었다. 할로윈 날이 금요일이었는데 학교에 분장을 하고 온 친구들이 몇몇 있었고, 그 날 바로 옆 학교와 풋볼 경기가 있어서 할로윈 분장을 하고 Pep Rally도 하는 등 더 재미있게 할로윈을 즐길 수 있었다. 난 합창단이기 때문에 풋볼 경기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난 후에야 친구와 할로윈 행사를 하는 공원으로 갔는데, 가는 도중에 주택가를 지나면서 많은 가족들이 분장을 한 아기들과 함께 집집마다 다니면서 'Trick or Treat'를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공원에 가니까 많은 사람들이 분장을 하고 부스에서 이벤트도 하고 의상 콘테스트도 있었는데, 나도 직접 분장을 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두 번째로 큰 기념일은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었는데 수학선생님과 친구들이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어떤지, 무엇을 먹는지 등 설명을 해주었기 때문에 추수감사절이 오기 전부터 설렜었다. 추수감사절 당일, 칠면조도 먹을 겸 호스트 엄마의 동생 가족들도 볼 겸해서 오클라호마에 갔다. 호스트 엄마의 부모님을 뵌 적이 있었는데 호스트 엄마의 동생 가족들을 보니까 뭔가 더 호스트 부모님과 가까운 관계가 된 느낌도 받았고 미국식 추수감사절 저녁을 먹으면서 미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 호스트 엄마의 조카들과 게임도 하고 그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니 호스트 집에서 혼자 지내다가 형제가 생긴 기분이 들었고 자녀가 많은 미국의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세 번째로 큰 기념일은 크리스마스였다.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부터 호스트 부모님과 나는 서로의 선물을 사고 크리스마스트리를 사서 각종 장식들을 꾸미고 ginger bread house를 만들고 트리 밑에 선물을 놓는 등 많은 준비를 했다. 학교에서는 모금행사로 집집마다 다니면서 캐롤을 부르고 기부를 받는 행사를 했었는데 친구들과 참여하면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노래를 부른 것도 좋았지만, 한국과 다르게 크리스마스를 위해서 집집마다 예쁘게 외관을 꾸민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호스트부모님과 양말에 들어있는 선물들과 트리 밑에 있는 선물들을 하나씩 풀면서 즐겼고 크리스마스 저녁을 먹으면서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냈다. 호스트 부모님과도 드라이브 하면서 예쁘게 장식한 집들을 보러 다녔는데 굉장히 따스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날이었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다르게 큰 기념일은 부활절이었다. 모든 가게마다 Easter Bunny*와 달걀들로 장식되어있거나 관련된 물건들을 팔고 집 마당에 달걀을 숨기는 등 한국과 다르게 큰 행사였다. 나 또한 호스트 부모님과 달걀에 색을 입히고 부활절 바구니를 채우고 부활절을 위한 저녁을 만드는 등 새롭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미국의 기념일들을 축하하고 즐기면서 한국의 추석과 설날처럼 준비하는 동안 설렜었고 또 문화를 이해하기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jack-o'-lantern: 호박 안을 파내고 얼굴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 촛불을 꽂아 만든 호박등. 할로윈 상징 가운데 하나.
*Easter Bunny: 부활절토끼. 아이들에게 줄 달걀과 사탕 등을 가져온다는 민화 속 캐릭터로 부활절의 상징이다.
[출처] [미국교환학생 참가수기] 텍사스 교환학생의 생생한 유학이야기: (2) 풋볼, 파티, 기념일|작성자 밝은미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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